Artist’s Note

I try to capture fleeting emotional moments that arise unexpectedly in the midst of everyday life.
Even within the fast-moving cityscape, a single sparrow, a patch of sunlight, or a quiet flower in a vase
becomes a gentle way for me to trace the hidden layers of feeling we often pass by.

The sparrows in my work are a reflection of ourselves—modern people quietly enduring,
occasionally leaning toward one another, then returning to solitude.
Through their subtle postures, I convey the delicate emotions between connection and distance,
loneliness and tenderness.

The background is composed with rhythmic blocks of color inspired by saekdong,
a traditional Korean patchwork pattern, layered with small birds, flowers, fruits, and warm shadows cast by light entering a quiet interior.
Among them, the vase holds special meaning—it represents a world of my own,
a safe, quiet space set apart from reality, where stillness and emotion can settle without disruption.

Through this restrained yet sensitive composition, I try to create a space
where emotion slowly seeps in—softly and sincerely.

My colors are built up through repeated layering—sometimes applied, sometimes erased—leaving traces of time and memory.
In this slow process, I find myself changing too,
gradually moving toward something warmer, more tender.

I hope these paintings offer a moment of stillness,
or a quiet invitation to recall a forgotten feeling.
Perhaps happiness lives not in grand gestures,
but in the gentle moments we nearly overlook.

저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득 피어오르는 감정의 순간들을 그림으로 붙잡고 싶었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풍경 안에서도, 작은 새 한 마리나 스며드는 햇살, 고요한 꽃병 하나를 통해

삶의 결을 천천히 더듬어가고자 했습니다.

작품 속 참새는 제가 바라보는 현대인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기울이다가도,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와 묵묵히 앉아 있는 그들의 태도는 우리의 관계, 고독, 다정함,

그리고 그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을 대신 말해줍니다.

배경에는 한국 전통 색동에서 차용한 색채의 리듬이 깔려 있고,
그 위에 참새, 꽃, 과일, 실내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가 조용히 얹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꽃병은 저만의 세계, 현실과는 조금 다른 안정된 공간을 상징합니다.
바깥의 혼잡함과 분리된,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내면의 쉼터 같은 공간인 셈입니다.

이처럼 절제 되면서도 감각적인 구성을 통해 감정이 서서히 스며드는 장면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색은 여러 번 덧칠하고, 지우고, 다시 쌓는 과정을 통해 화면 위에 시간의 흔적처럼 남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저 역시 조금씩 변화하고, 마음이 따뜻한 쪽으로 움직이는 걸 느낍니다.

이 그림들이 누군가에게 잠시 멈추는 평온한 시간,
혹은 잊고 있던 감정 하나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행복은 어쩌면, 그렇게 작고 조용한 순간 속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닐까요.